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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 캐나다 캠핑

[AY 캠핑, 두번째] 진정한 스모어는 이렇게~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야생에서의 하룻밤을 보내고, (하마터면 늑대 만날 뻔)

안전한 우리의 캠프사이트가 예약되어 있는 곳으로.

 

 

지평선과 수평선, 그 이국적인

 

토버모리를 향하는 길목에는 전망대가 있다. 

사진에는 없지만 기억나는 건 이곳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엄청났다는 것.

어쨌거나 이곳에 잠시 들러 Bruce Peninsula의 전경을 감상.

뻥 뚫린 시야를 사로잡는 지평선과 수평선.

 

 

 

 

 

이때는 6월 말이라 초록 나무들이 빼곡히 숲을 이루었는데,  

아마 가을 단풍 시즌에 더 근사할 듯.

 

캐나다에서 여행을 다닐 때마다 

초등학생 때 배웠던, 우리나라에서 지평선을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평야들이 생각난다. 

우리나라에서 아주 드물게 볼 수 있다는 그 지평선. 

 

평평하지 않은 스카이라인을 찾는 게 오히려 어려운 이곳 캐나다의 풍경은 그래서,

별거 없어도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일 때가 많다. 

 

 

 

토버모리에선 피쉬앤칩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 

일단 토버모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배를 채우기로.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이곳의 명물(?)이라는 피쉬앤칩스. 

 

토버모리에는 작고 큰 피쉬앤칩스 가게가 많다.

작년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식당에 갔는데, 올해는 좀 큰 곳으로.

맛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쨍하고 맑은 날씨. 캠핑하기 더없이 좋은 날이다.

 

 

 

야생에서 무시무시한 하룻밤을 보내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우리 일행은

피쉬앤칩스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살아있음을 자축하며 빈속을 채웠다.

 

밥을 먹었으니 이제 감상을 좀 해볼까.  

작년에 왔던 바로 그곳이다. 

브루스페닌슐라, 토버모리에 오면 누구나 한번 찍고 가는 곳.

 

 

 

 

이곳 주위로 아기자기한 식당, 커피숍, 아이스크림 가게와 함께 

큰 마트가 있어 캠핑에 필요한 것들은 대부분 구입할 수 있다. 

 

마트에 들러 필요한 식재료를 구입하고. 

이제는 캠프사이트에 들어갈 시간.

 

이곳 토버모리에서 그닥 멀지 않은 캠프사이트에 도착.

일단 오피스에 들러 확인을 받고,

 

 

캠프사이트에 도착.

캠프파이어를 위한 장작도 넉넉히 사고,

텐트를 치고, 가져온 의자들도 펼쳐놓고

모기향도 피우고, 본격적인 캠핑 셋업.

 

 

캐나다에서는 국기가 새겨진 물품을 많이들 사용하는데,

캠핑 의자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 국기는 어쩐지 장엄하고 묵직한 느낌이 있는데 반해

캐나다의 상징인 국기나, 무스, 비버, 메이플 나뭇잎 등은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다. 

 

 

대강 준비를 마치자마자 해가 있건말건

일단 캠프파이어에 불 먼저ㅋㅋ

속속들이 모여든 일행과 인사도 하고 안부도 나누고~

전체 일행은 12명.

인원이 많아 캠프사이트 하나에 5명 나머지 하나에 7명 

 두 개의 캠프사이트에 나눠서 머물렀다. 

 

 

일행 중 뮤지션이 몇몇 섞여 있어 틈날 때는 폼나게 기타도 튕기,

주변을 순찰한 결과 화장실과 호숫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도 확인. 

 

다들 캠프파이어 근처에 어슬렁 둘러앉아 이야기하며 릴랙스, 시간 죽이기.

이렇게 앉아만 있어도 좋은 곳이니까. 

 

캠프사이트에 머물고 싶은 일행과 카누에 관심 있는 일행으로 나뉘어 

나를 포함한 넷만 카누를 타러 갔다.

해질녘까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카누를 탔는데,

카누편은 따로 포스팅 하기로. 

 

 

[AY 캠핑] 토버모리, 카누 on Cyprus Lake

 

 

카누에서 석양을 감상하고 너무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캠프사이트로 돌아와 

캠프파이어에 둘러앉아 이야기 꽃을 활짝.

 

 

스모어 타임! 

 

홀로 이방인인 나를 위해 친절히 스모어를 만들어 주신 캐네디언님들.

 

 

스모어를 만들 때 마쉬멜로를 너무 구우면 녹아내리기 때문에,

녹기 직전까지 알맞게 굽는 게 중요하다는 그들의 조언. 

안은 녹아내리게, 겉은 바삭하게. 

 

이 마쉬멜로를 초콜렛과 함께 비스킷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처럼 만들면 이것이 바로 스모어.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이 마쉬멜로 샌드위치가 '스모어'란 이름을 갖게 된 이유는

이것이 너무 맛있어 너도 나도 Once more, Once more, 원스모어 원스모어 하다보니 

(원)스모어 S'More 스모어~가 된 것.

 

 

비스킷 사이에서 바삭하게 굽힌 겉을 뚫고 녹아내리는 마쉬멜로.

 

어떤 비스킷이 스모어에 알맞을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캠핑 시즌에는 마트에서 비스킷, 초콜렛, 마쉬멜로가 한꺼번에 포장된 스모어 세트  

$6-7이면 살 수 있다. 

 

 

달콤한 밤은 잠시, 혹독한 아침

 

 

이전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다음날 아침 두 개 중 한 개 캠프사이트 일행이 쫓겨났는데..

 

이 날 이렇게 즐겁게 스모어를 하고 맥주를 홀짝이며 밤을 보내는 중

근처 캠프사이트에서 '열한시가 넘었다'며 누군가가 소리를 쳤다.

누구는 캠핑 한두번 와보나.. 

캐네디언 캠핑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아니고 

전부 다 캠핑 해볼만큼 한 캐네디언들인데.

게다가 우리가 노래를 한 것도 아니고, 큰소리로 떠들지도 않았고, 진짜 소곤소곤했단 말이지. 

이후로는 더 목소리를 낮춰 조금 더 놀다가 주변 정리까지 깨끗하게 마치고

잘 사람들은 자러, 아쉬운 사람들은 건너편 다른 캠프사이트로 이동해 더 놀다 잔 모양이다.

 

이른 아침에 누군가 텐트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깼는데, 

일어나보니, 공원 관리자가 너네 컴플레인 들어와서 다 나가야 하니 짐 챙기라고.

이래저래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해, 

깨끗하게 치우고 잔 우리쪽 캠프사이트는 그대로 머물 수 있게 됐고,

다른 한쪽은 나가기로 했다. 

듣자하니, 맥주캔과 담배꽁초가 아침까지 여기저기 그대로 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깨어있어 주변에 방해가 되었다는 것.

 

캐나다에서 캠핑을 할 때, 드물게 늦게까지 아주 시끄러운 그룹들이 있는 반면

대부분은 10시 이후에 쥐죽은 듯이 조용해진다.

캠프그라운드는 숲속에 있고 빛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작은 불빛도 주변에 큰 방해가 될 수 있다. 

곰을 비롯한 야생동물이 많아

늦은밤 주변의 움직임에 예민해질 수도 있다.

거리가 있어도 마치 텐트 바로 옆에서 나는 소리처럼 느껴지면

겁이 나기도 하고.

 

이곳에서 2박을 했는데, 

쫓겨난 다른 일행은 결국 주변 숙박업소로 갔고, 

남은 우리들만 나머지 1박을 마저 보냈다. 

 

 

Bruce Peninsula의 보석, Grotto

 

 

트레일따라 하이킹을 하고, (이 Bruce 트레일이 아마 토론토까지 이어진다고)

Grotto 바위 위에서 보던 석양을 잊을 수가 없다. 

빙하에서 떠내려온 투명하고 푸른 물 위에서 

붉은빛이 보라빛으로, 다시 푸른빛으로 마술처럼 변하던 하늘. 

 

하지만 카메라와 핸드폰은 

역시나 충전을 충분히 할 수 없어 석양을 볼 때 쯤엔 배터리 아웃.

 

 

 

 

 

 

 

첫날과 둘째날에 걸쳐 카누를 타고, 낚시도 했는데,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던 카누 위에서의 시간.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AY 캠핑] 토버모리, 카누 on Cyprus Lake